일상 요가 2013. 9. 29. 15:00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자고통이 무엇인지 결코 알 수 없었으려니…” –트리스탄과 이졸데 中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Und Isolde, 1865년 초연)’는 극이 전개 될 수록 점차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이다. 그리고 그 블랙홀은 사랑이라는 인간의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이다. 바그너는 이러한 ‘사랑’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오페라를 통하여 전체예술(종합예술)로 표현해냈다. 켈트 문화권의 전설을 바탕으로 구전 되어 오던 어느 전설을 그는 자신만의 관점으로 오페라로 탄생 시킨 것이다. 사랑과 모험, 불가사의한 신비와 인간의 열정이 만들어내는 이 이야기는 바그너의 천재적인 시적인 감수성과 음악적 재능(비록 연주에는 능하지 못했지만)을 입어 사랑에 관한 불멸의 예술적 작품으로 남..
일상 요가 2013. 9. 23. 14:40
지금 인턴으로 일 하고 있는 씽크탱크인 CSIS(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미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기존에 위치하고 있던 1800 Kstreet NW에서 1616 Rhode Island Ave NW의 새 건물로 이사를 하였다.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리 잡고 있던 Kstreet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게 된 만큼 이번 ‘이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이야기 거리이자 아쉬움이기도 하였다. 특히 이 기관에서 수십 년간 몸을 담고 있었던 분들은 역사적인 이 Kstreet를 벗어나는 것이 영 아쉬운 듯 하였다. Kstreet에서의 마지막 날, President & CEO인 John J.Hamre로부터 기존의 건물을 떠나는 감회와 함께 지금의 ..
감상 요가 2013. 9. 20. 00:58
'시베리아 내사랑'을 보고 시베리아, 들개, 희망 시베리아 대륙에는 두 종류의 개가 살고 있다. 하나는 거친 산과 들판을 때로 뭉쳐 다니고 헐떡거리며 지나가는 짐승과 사람을 잡아 먹는 들개들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과 함께 살며 야생보다는 길들여짐에 가까운 삶을 사는 시베리아 허스키이다. 이리와 자칼(jackal)에서 같이 뿌리 뻗어 나왔으나 한 쪽은 야생에서 다른 한쪽에서는 문명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영화는 시베리아에 실재로 존재하는 모나무르(Monamour)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광활하고도 척박한 이 땅에서 인간들은 들개처럼 헐떡거리며 산다. 자신의 욕구 해소를 위해 창녀를 데려오라는 상관, 그 명령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는 전쟁영웅, 이콘을 훔쳐 달아나는 도둑들 등. ..
감상 요가 2013. 9. 20. 00:52
‘조다와 악바르’를 보고 종교와 사랑 인도 굽뜨 미나르 사원에는 기도가 금지되어 있다. 본디 힌두교 사원이었던 이곳은 무굴의 침략 이후 무슬림 사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힌두와 무슬림 들이 번갈아 사원을 다시 차지하였다. 다른 종교를 부수고 쌓은 탑은 다시 부서지고 세워졌다. 폐허가 된 이 사원에는 힌두 신들의 조각과 무슬림의 상징들이 어지럽게 뒤 엉켜 있다. 최근 까지도 이 곳에서 힌두교와 무슬림들이 기도하는 문제로 다투자 인도 정부는 양 쪽 모두에게 이 사원에서의 기도를 금지했다. 영화 ‘조다 악바르’에서 보여지듯 인도는 선명한 색깔의 나라다.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노란 혹은 주황색 금잔화, 인도 여인들이 몸에 감싸고 다니는 원초적 색깔의 사리(sari),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붉..
감상 요가 2013. 9. 20. 00:49
'쿤둔'을 보고 신화적인 신화 달라이 라마의 탄생과 선출은 지극히 신화적이다. 라모 된둡은 태어날 때 하늘에는 무지개가 걸렸고 까마귀들이 그의 곁을 지켰으며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눈을 뜨고 태어나 울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제13대 달라이라마였을 때의 전생을 기억하여 케상 린포체에게 염주를 달라고 한다. 그는 이후 쿤둔 혹은 달라이 라마라 불리게 되었다. 영적인 스승이자 동시에 세속적인 권력자로서 제 14대 달라이 라마의 탄생과 선출은 이처럼 신화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신화는 중국의 침공 앞에서 무기력해 보인다. 불과 열두 살 나이의 그에게 티벳 역사상 가장 가혹한 시련의 시기는 그에게서 웃음을 뺏어간다. 안경 너머 그의 눈에는 슬픔과 좌절이 깃들어 있다. 중공군의 총칼 앞에서 종교와 신화는 무력..
감상 요가 2013. 9. 20. 00:46
'홍등'을 보고영화 ‘홍등’속에 드러난 공간의 여성에 대한 폭력성 공간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물질이나 물체가 존재할 수 있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이다. 즉, 공간은 그 자체적으로 어느 누군가가 ‘존재할 수 있거나’ 혹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과 개연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공간을 읽음으로써 그 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내막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영화 ‘홍등’에서 카메라는 진어른댁 저택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건조하게 비춘다. 진어른댁의 저택은 중국의 전통 건축 양식인 사합원(四合院)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사합원은 그 이름대로 사방이 막혀 있는 폐쇄적인 형태를 취하며 외부에서 안을 바라 볼 수 없도록 벽이 높다. 그래서 집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내부의 사..
감상 요가 2013. 9. 20. 00:43
'황혼의 사무라이'를 보고 전복에도 이빨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금요일의 저녁이었다. 설장구 연습을 마친 뒤 저녁을 함께 하자던 친구들을 뒤로 하고 자양동의 어느 마트로 향했다. 얼마 전 어느 광고에서 전복 스파게티를 보았는데 오래 알아 온 여자친구가 그 요리를 좋아할 것 같았다. 다만 그 가격이 비싸기에 직접 해주어야겠다 생각했다. 마트에서 그녀를 만나 이런 저런 재료를 함께 사서 집에 갔다. 요리를 시작하는데 전복이 문제였다. 둘 다 여태 전복을 요리해본 적이 없었다. 그것도 살아 꿈틀대는 전복을. 어쩌면 살아 있는 것에 칼을 들이대는 것이 처음이었을 지도 모른다. 잠시 망설였다. 그래도 맛있는 전복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칼을 들었다. 어설프게 칼로 껍데기를 벗겨내려다 애꿎은 전복은 내장만 ..
일상 요가 2013. 9. 20. 00:37
아산서원 자치회의를 돌아보며 아산서원 국내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자치회의를 진행했던 것이다. 각기 다른 개성과 의견을 가진 30명의 의견을 이끌어내고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는 과정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다음 날 있을 회의 때 무슨 안건을 제시할 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고민하는 그 자체가 즐거웠다. 자치회의는 간단한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 주에 있는 큼지막한 일들의 진행에 관한 사항, 서원 생활 중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 각자 맡은 역할 들에 대한 피드백, 오해가 있었던 부분 등 서원 생활 전반에 대해 다루었다. 해결점을 찾기 위해 끊임 없이 토론이 오가고 팽팽하게 부딪히는 의견들에 대해서는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다..
감상 요가 2013. 9. 20. 00:33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읽고 정주영 회장과 창업가 정신 창업을 두 차례 했었다. 첫 번째 창업은 스물네 살 때였다. 군에서 제대한지 얼마 안되었던 그 당시에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고 직장을 퇴직하신 아버지와 함께 대전의 어느 대학가 근처에 장어 음식점을 차렸다. 공부에 지친 대학생들이 종종 몸보신을 할 수 있도록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었다. 두 번째 창업은 스물 다섯 살 때였다. 학교에 복학한 후 동아리 형들과 함께 IT벤처를 창업했다. 전국민적 스마트폰 붐이 일던 그 당시 우리는 사람들이 지식과 경험을 손쉽게 공유∙거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사람들이 시간을 거래한다는 의미에서 플랫폼의 이름은 ‘타임딜TIME DEAL’이었다. 하지만 두..
일상 요가 2013. 9. 16. 14:02
미국에서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곳에서의 인종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1865년 American Civil War을 통해 미국 전역에서 노예제가 폐지된 지 150여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백인과 흑인 간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긴장은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된 사람들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명백히 존재한다. 특히 지난 6월 25일 미국 연방 대법원이 소수 인종 투표권 보호를 위해 제정됐던 ‘투표권법’(Voting Rights)의 핵심 내용에 대해 부분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그 갈등은 흑∙백의 갈등을 넘어 백인과 소수 인종 간의 갈등으로 표면화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지난 7월에 지난해 비무장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Trayvon Martin)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지 짐머만(G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