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조다와 악바르'-종교와 사랑

조다와 악바르’를 보고

 

종교와 사랑

 



 인도 굽뜨 미나르 사원에는 기도가 금지되어 있다. 본디 힌두교 사원이었던 이곳은 무굴의 침략 이후 무슬림 사원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힌두와 무슬림 들이 번갈아 사원을 다시 차지하였다. 다른 종교를 부수고 쌓은 탑은 다시 부서지고 세워졌다. 폐허가 된 이 사원에는 힌두 신들의 조각과 무슬림의 상징들이 어지럽게 뒤 엉켜 있다. 최근 까지도 이 곳에서 힌두교와 무슬림들이 기도하는 문제로 다투자 인도 정부는 양 쪽 모두에게 이 사원에서의 기도를 금지했다.


 영화 조다 악바르에서 보여지듯 인도는 선명한 색깔의 나라다.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노란 혹은 주황색 금잔화, 인도 여인들이 몸에 감싸고 다니는 원초적 색깔의 사리(sari),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아그라성. 갖가지 선명한 색이 어울려지는 만큼 한편으로 인도는 좀체 섞이지 않는 여러 문명과 종교들의 갈등으로 범벅이 되어 왔다. 인도에서 tv를 틀면 심심치 않게 종교간 테러에 대한 breaking news뉴스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그나마 평온하던 불교마저 이러한 분쟁에 휩싸이고 있다.


 영화 속 악바르는 조다와의 정략적 결혼을 통해 다른 문화와 종교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조다는 결혼의 조건으로 다음 두 가지를 제시한다. 결혼 후에도 종교를 지킬 수 있게 해주며 궁전 안에 사원을 마련해 줄 것. 정치적 목적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동거는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로 발전한다. 재상들과 강경 무슬림 이맘들과의 국정회의 중 힌두교의 크리슈나를 찬양하는 노래가 아그라 성 가득 울려 퍼진다. 악바르는 신실한 무슬림 신자이나 이에 분노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연인의 매혹적인 목소리와 자태 그리고 그녀가 가진 종교적 신실함을 아끼고 존중한다.


 악바르의 후계자 자항기르는 그를 이렇게 기록했다. “그의 제국에서 모든 종교적 신조들과 모든 계층 사람들이 숨 쉴 수 있었다. 서로에 대해 적대적인 종교의 신학자들이 만났고, 수니 무슬림과 시아 무슬림이 하나의 모스크에서 만났으며, 프랑크족과 유대인들이 하나의 교회에서 만났고, 각자의 신앙을 준수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악바르는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고 인두세를 폐지하고 다른 종교를 과감히 끌어 안는다. 이러한 과감한 통합의 정치로 그는 종교, 문화적, 안보적 안정을 이룬 그는 무굴 제국의 전성기를 열 수 있었다.


 실제 역사서에는 조다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은 듯 하다. 한동안 아들이 없던 악바르에게 아들의 탄생을 예언한 쌀림 치슈티를 기념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새로 만든 수도인 파테푸르시크리(결국 물이 부족하여 14년간만 수도로서의 기능을 하였다)에서 정도 그녀의 이야기가 간간히 나오는 듯 하다. 문명과 종교가 다르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갈등을 내포할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다만 조다와 악바르를 보며 사랑이 그 균열을 덮는 마데카솔 혹은 바세린이 될지 모른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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