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Moving Day

지금 인턴으로 일 하고 있는 씽크탱크인 CSIS(Center for Strategic & International Studies, 미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기존에 위치하고 있던 1800 Kstreet NW에서 1616 Rhode Island Ave NW의 새 건물로 이사를 하였다.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리 잡고 있던 Kstreet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게 된 만큼 이번 이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이야기 거리이자 아쉬움이기도 하였다. 특히 이 기관에서 수십 년간 몸을 담고 있었던 분들은 역사적인 이 Kstreet를 벗어나는 것이 영 아쉬운 듯 하였다.

 

Kstreet에서의 마지막 날, President & CEO John J.Hamre로부터 기존의 건물을 떠나는 감회와 함께 지금의 건물에 마지막 흔적(낙서)을 남기자고 제안을 하자는 사내 전체 메일이 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낙서를 하자는 벽이 바로 내가 일하는 큐비클 바로 앞자리였다덕분에 나는 그 날 오전부터 퇴근할 때까지 사람들이 와 자신들이 이 곳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깔깔 웃으며 적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더 이상 갇히지 않게 되어 좋다는 이야기(어떤 사람은 수 차례 갇혔었다고 한다), 화장실 물 잘 내려가는 곳으로 가서 좋다는 이야기, 더 이상 이 희미꾸리한 조명등 아래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30년도 더 이전의 자신의 젊은 시절(자신이 이 곳에 들어올 때의) 사진을 붙여 놓은 사람도 있었고 결국 아무도 지하1층 대강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사람은 없음에(아무래도 사내 커플이 결혼하게 될 경우 지하1층을 무료로 임대해 주기로 했었나 보다) 아쉬워 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쉬움을 장난끼 가득 써놓았지만 이 빌딩에서 지난 5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미국과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굴직굴직한 정책 제안은 물론 이 곳에서 내놓는 여러 보고서들은 세계 곳곳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나는 여기에 조그마하게 소심하게나마 내 소감을 적어봤었다. 이제 이 건물에 적응했는데(특히 4층 구석구석을 탐구해 놨는데;;) 새로운 빌딩에 가서 새롭게 다시 적응해야 하는구나

 

이 날 퇴근하는 길에 Supervisor가 화분을 잠시 며칠 간 맡아달라며 부탁을 하고 갔다. 초록 빛 푸른 화분을 안으니 그 싱그러움이 새삼 놀라웠다. 이 곳에서 만난 어느 아이가 왜 그토록 꽃을 좋아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 Kstreet는 당분간 갈 일이 없으려나. 출근 할 때 화분 챙겨가야겠다.





새로이 이사한 건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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