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혹은 곧 나가실 분들께
- 일상
- 2012. 8. 14. 10:20
(대학내일에 기고된 글입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시는 혹은 곧 나가실 분들께
이번 여름,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는 교환학생을 준비 중이시거나 이미 확정이 되어서 이제 서서히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 합니다. 흔히 대학생활 중 로망으로 손꼽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교환학생이지요. 선발과정이 만만치 많은 않지만 학생이라는 보장된 신분으로 해외에 나가서 학점도 인정받으며 다양한 해외 경험 및 여행도 할 수 있기 때문 일 것입니다. 하지만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여 가까이 한국의 가족들, 친구들과 떨어져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아닌 일이기에 많은 분들이 또한 주저 하시는 게 바로 교환학생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교환학생을 꿈꾸시거나 이미 나갈 예정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나 용기가 되어볼까 부족하지만 주저거려 볼까 합니다.
영어공부? 영미권만이 정답은 아니다
저는 지금 교환학생 생활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이 곳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에 작년 8월 말에 왔으니 이곳에 머문 지도 어언 10개월이 넘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아 1지망으로 지망했던 에라스무스(Erasmus) 대학에 뽑혔고 추가로 모교 장학금을 지원 받으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이야기를 시작함에 있어서 먼저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많은 분들이 교환학생시기를 본인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한 기회로 많이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년 영미권 교환학생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요. 실제로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로 가면 영어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현지인들과의 대화고 곧 영어 회화의 실습이기도 하며 영어 공부에 대한 많은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저는 먼저 영미권 만이 영어 실력 향상의 정답은 아니란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주위 사람들을 보면 정작 미국·영국의 유수한 대학으로 교환 ·파견 또는 영어유학을 다녀오지만 정작 그 분들의 영어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영어실력의 조건은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냐 아니냐가 아니라 바로 본인이 얼마나 영어 실력 향상에 의지를 가지고 노력을 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 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네덜란드는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어가 따로 있지만 전 국민의 90% 가량이 영어를 할 줄 아는 매우 국제적인 나라입니다. 대학교 마다 영어 수업이 많이 개설되며 그 수준 또한 높기 때문에 본인 의지와 노력에 따라서 영어 실력 향상은 영미권 못지않게 향상시킬 수 있으실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아마 북유럽권 나라들에서는 공통될 것입니다. 저는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영어 말하기(speaking)를 잘 하지 못하였습니다. 토플 점수에서도 스피킹 점수 낮은 것을 리딩과 리스닝으로 만회 하였고요. 하지만 몇몇 사건을 계기로 저는 영어 말하기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유럽에서는 말을 못하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당한 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 디베이팅(Debating)을 시작하였었습니다. 사실 처음 디베이팅을 시작할 때는 매우 곤욕스러웠었습니다. 영어도 잘 못하는데 논리적 언어로 남들을 설득시켜야 한다니요. 하지만 점차 느는 영어 실력에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 나중에는 디베이팅 자체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에는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디베이팅 대회에 나가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정말 짜릿한 순간을 맛보기도 하였지요. 어쩌면 토론 문화가 발달한 유럽에 왔기 때문에 이런 게 가능한 것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렇든 영어공부는 굳이 영미권에 가지 안더라도 본인 노력의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현지인 친구? 사귀기는 어려워도 그 소중함은 말로 다하기 어렵다
많은 분들이 교환학생을 나감에 있어서 현지인들과의 교류를 많이 꿈꿉니다. 현지에서 새로운 친구 혹은 새로운 사랑을 만들 생각에 오기 전부터 많이 가슴이 설레기도 하지요. 하지만 정작 교환학생을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지인 친구 사귀는 것이 그렇게 쉽지 많은 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보거나 가끔 단체로 맥주 한잔 하는 친구들은 많을 수 있어도 진짜 마음을 터놓는 그런 친구를 만드는 것은 한국에서도 진정한 친구 만들기가 어렵듯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교환학생들끼리 친해지는 것은 쉽습니다. 특히 같이 한국에서 오신 분들끼리 친해지는 경우는 많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끼리 친해지는 경우도 많은데 타지에서 외국인으로서 지내다보니 서로 외롭고 공감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사실 친구란 마음만 잘 맞으면 되는 것이기만 하지만 기왕 해외에 까지 온 거 그 곳 현지인 친구를 꼭 사귀어보라고 교환학생 생활을 물어보는 분들께 꼭 조언을 하고는 합니다. 사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오면 의외로 현지인들과 깊은 대화를 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 수업을 듣는 것은 대부분 교환학생들이고 학교와 기숙사 생활만 하다보면 현지 지역 주민들과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양 남자의 경우가 더욱 그러한데 여성분들의 경우 남성분들이 먼저 와서 말을 걸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남성분들의 경우는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용기가 많이 필요합니다. 어찌되었던 학생이든 지역 주민이든 마음에 맞는 현지인 친구가 생기면 자연스레 그 나라의 깊은 문화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친구의 집에 초대되어 그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할 수도 있고 함께 그 나라를 여행하며 생생한 가이드를 받을 수도 있고 현지인이라면 모를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 뜻은 친구를 ‘목적’으로 사귀라는 말이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 상대방을 진정한 친구로 대하면 상대방 또한 친구로서 마음을 여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똑같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 전쟁이 일어나면 비행기를 타고 가서 같이 싸워주겠다는 친구, 이 곳에 머무는 동안 아들로 생각해주시겠다던 할아버지, 바쁜 와중에도 꼭 시간 내어 다양한 파티에 초대해주는 학교 직원 분. 교환학생 생활은 생각보다 많이 외롭습니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면 그러한 외로움 보다는 따스함이 함께 할 것입니다. 정말 어쩔 때는 급한 일이 생기면 가족보다는 현지 친구들이 먼저 떠오를 때가 있으니까요.
스스로 좋은 사람이면 결코 외롭지 만은 않다
위 단락에서도 잠시 언급되었듯이 교환학생 시간은 길어질수록 외로움을 겪는 시간도 늘어납니다. 특히 저처럼 1년 가까이 해외에서 체류를 하게 되면 가족들이 많이 그립거나 향수병으로 고생을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날씨가 특히 안 좋았던 1, 2월 달(매일 구름이 껴있고 해가 떠있는 시간도 무척 짧습니다)에는 우울증에 가까울 정도로 한국을 그리워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럴 때에도 제 마음을 털어놓고 고민의 무게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 암울했던 시기를 잘 극복해내었을 수 있었던 듯합니다.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교환학생으로 이곳에 와도 결코 모국 못지않게 많은 친구들이 생기는 친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의 공통점은 하나 같이 가까이하면 기분 좋은 좋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본인이 좀 힘들어도 남을 챙겨줄 줄 아는 사람, 자신감과 실력이 있는 사람, 유머가 있는 사람은 외국 사람들 속에서도 빛이 나곤 합니다. 저는 여기에다가 한국 사람이라면 한 가지 조건을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한국 사람의 자세를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저는 한국 사람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예의가 바르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방예의지국의 국민답게 한국 사람들은 어딜 가나 예의 바르고 남을 배려한 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단아한 면이 외국인들로 하여금 많은 감탄을 자아내고는 합니다. 현지에 살면 현지에 맞게 스스로 변해야 하지만 본인의 뿌리를 잊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저 또한 외국 친구들과 여행을 가거나 과제를 같이 하다보면 저의 한국인으로서의 문화적 행동에 많은 친구들이 궁금증을 가지며 꼭 물어보는 것 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제가 살던 나라는 동방에서도 가장 예의가 바른 나라였다고 대답을 하곤 합니다.
저는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이제 교환학생 생활을 마무리 해나가고 있는 시점입니다(이 글이 작성되었던 시점은 2012년 6월 중순 즈음입니다). 그 동안 너무도 많은 추억이 쌓인 이곳에 더 이상을 정을 주기보다는 마음을 마무리해나가고 있지요. 이곳에 온지 며칠이 되었는지 날짜를 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이곳을 떠날 날이 며칠이 남았는지 세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 사실이 너무도 가슴 아프지만 이제는 한국이 많이 그립습니다. 이 더운 여름에 시원한 냉면이 어찌도 그리 땡기는지요. 무쪼록 제 글이 조금이나마 여러분들께 먼저 교환학생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참고 혹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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