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이승진 공연사업팀장님 인터뷰 by오페라캐스터

  저는 인터뷰 라는 장르를 무척 좋아합니다. 어느 사람이건을 불문하고 책, 블로그 방송, 라디오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인터뷰를 접하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인터뷰라는 장르에는 인터뷰 대상(인터뷰이)의 태도, 표정, 말투, 지적 수준, 과거의 추억, 지금하고 있는 일들, 앞으로의 목표 그리고 그 사람의 색깔이 고단히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인터뷰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인터뷰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인터뷰 대상 뿐 만 아니라 그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람(인터뷰어)의 몫도 무척이나 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가 가진 색깔을 얼마나 그대로 도화지에 베어내게 하는지는 바로 인터뷰어의 역량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인터뷰 했던 강창래님의 책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마치 한 편의 판소리를 하듯 두 사람이 주고받아 완성한 이 책은 박웅현 혼자의 책도 강창래 혼자의 책도 아닙니다. 시이불견視以不見 청이불문聽以不聞 많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만 듣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인터뷰어는 남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인터뷰이의 깊은 이야기를 끄집어 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뷰라는 도화지는 두 사람이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국립오페라단 오페라케스터로 일하면서 운 좋게 공연 사업팀 이승진 팀장님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승진 팀장님과의 인터뷰를 위해 사전에 질문지를 한나래 멘토님께 보냈었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었습니다. 영상 촬영은 상철이 형이 맡았고 기록은 여진이가 그리고 인터뷰는 제가 진행하기로 사전에 약속을 하고 국립오페라단 사무실로 향하였습니다. 국립오페라단 사무실은 크지는 않지만 단아하고 조용한 모습이었습니다. 구석에 계시던 이승진 팀장님께서는 며칠 뒤에 해외출장 때문에 무척 바쁘신 듯 하셨는데 기꺼이 시간을 내주셔서 무척이나 감사하였습니다. 인터뷰는 국립오페라단 회의실에서 이루어졌는데 이승진 팀장님께서는 영상 촬영까지 있는 줄은 모르고 계셨기에 카메라를 보고 조금은 당혹해 하셨었습니다. 이승진 팀장님께서는 카메라를 조금은 의식하신 듯 약간은 굳어 지시는게 느껴졌는데 이럴 때를 대비해서 긴장을 풀어드릴 수 있는 멘트를 좀 준비해올 걸 하는 제 스스로의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좀 더 많은 이야기 즐겁게 듣고 묻고자 오감자 팀은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1. 팀장님 안녕하세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독자 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팀장님 본인 소개가 있었습니다. 이승진 팀장님께서는 좀 더 이쁜 옷을 입고 올 걸 말씀하졌지만 인터뷰 할 때 입고 계신 옷 도 충분히 단아한 모습이었습니다.

 

팀장님 : “제가 국립오페라단에서 근무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4일 입니다. 이 전에는 예술의 전당 공연사업팀에서 10년간 근무를 하며 발레, 현대무용, 연극 등의 공연 전반을 두루 거쳤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로 다룬 것은 역시 오페라였습니다.”

 

정기 : “혹시 학생 때 어떤 공부를 하였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팀장님 : “저는 학부에서는 미디어 영상을 전공하였고 석사 과정에서는 언론 분야를 공부하였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음악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요. 다만 어릴 때부터 오페라, 성악에 관심이 많았는데 12살 때 오페라 카르멘을 접한게 커다란 계기가 되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르멘은 제게 매우 소중한 작품 중 하나 입니다”

 

정기 : “아하, 그렇군요. 이번에 국립오페라단에서 카르멘을 올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나름 의미가 깊으시겠어요. 이번 공연에 대해서 잠깐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팀장님 : “사실 카르멘은 타 단체에서도 자주 올리는 작품입니다. 카르멘은 그 만큼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으며 대중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저희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50주년을 기념하여 국민들이 보고 싶은 오페라 투표 결과 카르멘을 선정하게 되었고 국민 여러분들께 프랑스 정통 오페라 카르멘을 보여드리고자 연출에 폴 에밀 푸흐니, 지휘에 벤자망 피오니어 이며 모든 스텝팀을 프랑스 현지 사람들로 초빙하였습니다. 공연 기간은 10월 18일부터 21일 일요일까지로 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정기 : “이번 카르멘 정말 기대됩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 투자하신 만큼 관객들께서도 많은 감동 얻으시길 바랍니다.”

 

 

 

 

2. 공연사업팀이란?

 

팀장님 : “공연 사업팀이 하는 일은 공연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됩니다. 먼저 어느 작품을 올릴 것인지에 앞서서 올리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를 설정합니다. 단순히 어느 오페라가 유명하다고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시기와 관객 분들의 요구를 고려하여 어느 방향으로 오페라를 고려할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거친 뒤 가장 적합한 오페라를 고르게 됩니다. 그 후에는 연출/지휘/싱어/스텝/배우 등을 캐스팅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끝난 후에도 계속하여 공연 전반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보통 하나의 작품이 선정되고 배우들이 캐스팅 되는 것은 보통 빠르면 1,2년 혹은 그보다 수년 전에 이루어집니다. 벌써 2013년 공연 계획은 다 잡혀 있습니다.”

 

정기 : “아하, 이처럼 공연사업팀에서 하는 일은 방대하면서도 끝나지를 않군요. 그렇다면 공연사업팀을 이끌면서 어려운 점도 많으실 텐데요.”

 

팀장님: “ 공연사업팀에서 일하며 어려운 점은 오페라라서 어렵기보다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큰 것 같습니다. 오페라라는 작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페라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같은 곳을 보고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러한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있어서 사람인지라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공연사업팀에서 일을 하시고자 하는 분들의 경우 능숙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입니다.”

 

 

 

 

3. 가장 중요한 자질은?

 

팀장님 : “앞에서 말한 것과 이어집니다만 이 분야에서 일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오페라 상식이나 오페라를 기획하는 절차 등은 이곳에서 어느 정도 일을 하다보면 자동으로 익혀집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설득하고 캐스팅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개인차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사람을 움직이기 위해 가치를 말하고 설득시키는 것입니다. 때로 꼭 캐스팅 하고 싶은 분이 이메일이나 전화로 잘 안 움직이시는 경우에는 직접 만나러 가기도 합니다. 공연사업팀의 일은 오페라라는 작품이 만들어 지기 위해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가자고 남을 설득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외국어를 능숙히 할 줄 알면 유리 합니다.”

 

정기 :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중요성을 여기서도 느끼는 군요. 그렇다면 출장은 자주 다니시나요?”

 

팀장님 : “아무래도 팀원 전체가 다 출장을 가는게 아니라 필요한 사람만 단장님과 함께 가게 됩니다. 저는 이번에는 미국과의 교류를 위해 미국 쪽 주요 극장을 둘러보고 국립오페라단의 해외진출 가능성을 보고 오고자 나가게 되었습니다.”

 

 

 

4.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팀장님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 물론 있지요. 저는 2002년에 올렸던 카르멘이 기억에 남는 군요. 당시에는 제가 예술의 전당에서 일을 할 때였는데 저희가 스페인 국립 무용단을 초청하였었어요. 계약은 1년보다도 전에 이루어 진 것이었고 그 당시에 우리는 아무도 대한민국 축구팀이 8강에 진출하여 스페인과 붙을 줄은 모르고 있었죠. 그런데 저희가 오페라를 올리기로 한 토요일 오후3시 즈음에 대한민국과 스페인이 8강에서 격돌하게 되었죠. 당연하게도 많은 분들이 오페라 티켓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하셨고 많은 분들이 환불 받으셨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환불을 하지 않고 오페라를 선택하신 분들을 위해 공연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아시다 시피 스페인 사람들이 얼마나 축구 좋아합니까. 정작 스페인 무용수들이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고 많은 실수를 하기도 하더군요. 잠시 쉬는 시간에는 분장실에서 축구를 보느라 정신 없었구요. 오페라 도중 한국이 스페인을 이겼는데 연출을 맡으셨던 스페인 분께서 공연이 끝나고 대한민국의 승리를 축하한다면서 꽃을 주시던게 기억에 특히 남습니다.”

 

정기 : “그런 기가막힌 우연이 있었군요”

 

팀장님 : “오페라는 물론 공연이란 것이 주변 환경이랑 맞물리게 되면 이슈화 되기가 쉽습니다. 내년에는 바그너, 베르디 탄생 200주년에 맞춰서 ‘팔 스타프’, ‘돈 카를로’, ‘파르지팔’과 같은 대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 오페라를 접하지 못 해본 분들께

 

팀장님 : “많은 분들께서 오페라란 어려운 장르다 혹은 상류층의 문화이다 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계신 듯 해요. 사실 역사적으로 오페라나 클래식을 향유했던 계층은 귀족이거나 부르주아 같은 상류층이 맞습니다. 하지만 저희 국립오페라단은 보다 많은 분들께서 오페라를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연을 오실 때 너무 부담을 가지고 오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보이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긴 하지만 뭘 느끼기기 위해 처음부터 알아야 되고 어떤 것을 알아야만 오페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영화 보듯 오셔서 편하게 접하시고 차차 오페라를 알아 가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기 : “아하, 영화 보듯이! 사실 오페라 티켓 가격도 비싼건 아니지 않나요?”

 

팀장님 : “예, 사실 티켓 가격도 영화 티켓가격에 비교하면 비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저렴한 좌석은 1,2만원 대의 좌석도 있으며 대학생의 경우에는 20%할인이 적용됩니다. 오페라를 꼭 좋은 좌석에서만 봐야지 관람을 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요.”

 

 

 

6. 앞으로 이 분야에 일하고 싶은 분들께 조언

 

팀장님 : “먼저 많은 경험을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페라 한편은 우리의 삶과 같은 드라마입니다. 보다 많은 경험 하시면 그 만큼 오페라에서도 보이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오페라 공연을 많이 보시기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페라를 많이 접하다 보면 그만큼 음악, 공연, 배우 등 전반적인 시야가 깊어지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차 배우 한명 한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실거구요.”

 

정기 : “저도 이 쪽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조언 감사합니다. 혹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팀장님 : “제가 지금 국립오페라단에 소속해 있는 만큼 제 개인의 비전은 오페라단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여기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50년을 내다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국립오페라단은 향후 50년을 해외진출에 많은 초점을 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 또한 이 쪽에 많은 노력 기울이고자 합니다.”

 

정기 : “예.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무궁무진 발전하는 국립오페라단이 되기를 늘 응원하겠습니다.”

 

팀장님 : “감사합니다. 오늘 촬영 해주신 다른 두분께도 깊은 감사 드립니다. 제 인터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한 시간여의 인터뷰 시간 동안 질문 하나하나 세세히 대답해주신 이승진 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앞으로 국립오페라단이 우리 창작 오페라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새로운 창구가 되기를 또한 바랍니다.

 

 

 

촬영하느라 사진에 빠진 상철이형, 이 날 촬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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