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없다?

2010.02.11 13:47에 작성된 글입니다.

 

 경영 관력 책을 보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의 말을 인용한 '필요는 충족될 수 있지만 욕망은 결코 충족될 수 없다'는 말이 와 닿았었다. 어디까지나 경제적 관점에서의 소비에 대해 한 말이지만 우리 모두를 관통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무한한 욕망은 유혹을 만나 실현된다. 욕망과 유혹 사이에 소비와 판매가 이루어지고 남녀가 사랑을 이루고 세상이 돌아간다. 생명의 지속과 번성은 욕망과 유혹의 성과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영화 '박쥐'에서 금지된 욕망에 눈 뜬 신부 상현, 상현과 사랑에 빠짐으로써 욕망을 거침없이 발산하는 태주가 등장한다. 금지된 사랑을 시작하게 되고 남편을 죽이게 되고 새로운 불륜을 저지르고 피를 얻기 위해 살인을 하게 되면서 그들은 끝없는 욕망의 굴레에 빠진다. 영화 최고로 의미있는 장면은 그들이 사랑에 빠졌던 한복집에서 상현이 태주를 죽이고 피를 빠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고도 게걸스레 뿜어져 나오는 피를 빠는 상현의 모습은 섬뜻하다 못해 웃기기까지 하다. 어쨌든 태주가 다시 뱀파이어로 태어나긴 하지만.

 

 

 

 '내가 이 지옥에서 데리고 나가줄께요'라고 하지만 그들은 결국 지옥에서 다시 만나자며 사라진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든 없든 욕망의 한 없는 굴레에 빠진 이에게 남는 것은 가속도의 법칙에 따른 추락과 차가운 밑바닥만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해본다.

 

 

 

 영화 자세한 부분이 궁금해서 박쥐 홈페이지와 박찬욱 감독 인터뷰를 읽어봤는데 영화 박쥐에 정말 많은 의미들이 담겨있더군요. 소재 하나하나에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있고 몽타주, 미장센 등 영화 구성자체로도 훌륭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제가 잔인한 영화를 잘 못 봐 영화 보는 내내 비명(?)을 지르곤 했었지만요. 그리고 이야기 나누며 같이 볼 누군가가 있어 더욱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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