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원(2007)

2008.01.07 13:07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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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원(2007)

 

 

 

 누군가를 죽도록 아니 죽이도록 미워해본적이 있는가? 만일 그래본적이 있다면 당신은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였는가? 기독교 예수의 말대로 왼쪽뺨을 맞고도 오른쪽 뺨을 내밀었는가 아니면 불교에서처럼 그 모든 것에서 해탈하는 방식으로 그를 나의 증오에서부터 놓아줬는가 아니면 이 사회의 법으로 그를 처단하고자 하였는가. 영화 '브레이브 원'에서 뉴욕의 양아치들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에리카는 뉴욕판 '친절한 금자씨'가 되기로 한다. 그녀는 불법으로 산 9미리 총을 들고 뉴욕을 걸어다니며 법이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범죄자들을 보이는 대로 응징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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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리카는 라디오 쇼 '스트리트 워크'를 진행하던 그리고 뉴욕의 밝음, 안전을 사랑하던 그냥 어느 진행자였다. 하지만 그녀는 약혼자와 산책을 하던 중 뉴욕 양아치들의 습격을 받아 어이없이 한순간에 그녀의 약혼자를 잃고 그녀는 3주간을 비명횡사하다 깨어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화는 그 사건으로 인해 그녀가 겪는 약혼자를 잃은 슬픔과 트라우마(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떨리는 화면과 어두운 색조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무표정으로 표현해낸다. 그녀에게 이제 뉴욕은 더 이상 밝고 안전한 도시가 아니라 '배트맨'의 고담시처럼 부패하고 범죄자들이 득실거리는 추악한 도시일 뿐이다. 그녀는 브루스 웨인처럼 악을 응징하러 밤의 도시를 배회한다. 정체를 감춘 그녀의 심판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는 정의를 추구하는 냉철한 형사인 데이빗과 가까운 사이가 된다. 하지만 데이빗은 정체를 감춘 '배트맨'을 쫓던 중 그가 에리카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되면서 데이빗은 딜레마에 빠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체포할 것이냐 말 것이냐 결국 영화는 다소 황당하게 데이빗이 에리카의 복수심을 인정하며 그녀에게 합법적인 살인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끝난다. 그나마 배트맨은 법치를 지키려 하였지만 에리카는 금자씨처럼 그냥 사적 복수를 성공한다. 에리카의 총 한방은 범죄자를 향한 총격이었을 뿐 아니라 법을 통한 사회적 정의에 대한 부정과 거부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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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신문에서는 지난 2007년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자기기인'(自欺欺人: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인다)을 선정하였다. 한화의 김승연 회장은 함무라비 법전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깡패들을 동원해 몸소 보여줬고 전 동국대 교수 신정아와 엮어진 '비리 종합세트' 그리고 삼성비자금, BBK의혹등 지난 2007년은 우리 사회의 법에 대해 많은 불신을 갖게 하였다. 사회적 정의와 법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이 사회에서 에리카는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을까? 영화에서 에리카는 복수심에 불타는 자신을 '내안의 낯선자'로 표현했다. 어쩌면 그녀는 폭력의 복수를 감행해 가는 과정에서 점점 더 적대자를 닮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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