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베카REBECCA 공연 실황 상영회


8 16,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조각공원 야외 잔디밭에서 뮤지컬 레베카 공연 실황 상영회에 다녀왔다. 녹화된 실황 공연을 실외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니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1.     실내 공연장과는 다른 야외에서 느끼는 자유

밀폐된 공연장과는 달리 실외에서 보는 뮤지컬은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풀밭 위에서 돗자리를 깔고 보는 이번 공연은 실내 공연장에 비해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간단한 음식물을 먹으면서 보는 것이 가능할뿐더러 공연 중간 중간 조그마한 소리로 이야기를 하거나 스킨십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상영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특히 누워서 공연을 보니 좁은 의자에 오래 앉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또한 공간적으로 시야가 탁 틔는 시각적 자유를 가질 수도 있었다.


이러한 자유로운 분위기에 맞는 다양한 마케팅의 가능성도 엿보였다. 사실, 이번 공연 자체가 이번 시즌 공연에 대한 홍보이기도 하며 제작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뮤지컬을 보며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크랜배리 주스를 나누어주었는데 이런 식으로 협찬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다.


 

2.     자연풍경과의 어울림

야외 공연은 해가 진 저녁 8시가 되어서 상영되었다. 해가 떠 있을 때부터 앉아있던 나는 자연스럽게 해가 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하늘의 변화를 보며 풀밭에 누워있으니 공연을 기다린다는 느낌보다는 휴양에 와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해가 진 이후에는 하늘의 별을 보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원한 실외 바람은 실내의 에어컨과는 다른 편안함을 주었다.



 

3.     예상치 못한 변수들의 발생

이러한 실외 공연은 기후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이번 공연에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만일 비가 온다면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이다 보니 냄새가 나는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빨간 점의 포인터로 화면을 가르키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실외에서 보는 사람들의 핸드폰을 키는 빈도가 높았다.

 

4.     스크린을 통해 보는 뮤지컬

종종 영화관이나 컴퓨터 화면으로 오페라나 뮤지컬을 보곤 했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스크린으로 통해 보는 공연 또한 매력적이라는 것이었다.


일단, 촬영되는 공연은 공연기간 중 배우들의 컨디션이 최상일 때가 많다. 그렇기에 매번 달라지는 배우들의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보장된 공연 실황을 볼 수 있게 된다. 둘째, 배우들의 표정연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카메라의 클로즈업을 통해 공연장의 가장 앞자리보다 배우들의 표정을 또렷이 볼 수 있다는 것은 극에 대한 이해와 몰입도를 높인다. 셋째, 카메라에 의해 고정된 그리고 최적화된 시각적 동선으로 관객들은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이러한 스크린에는 한계가 많다. 일방적으로 카메라가 비추어주는 장면 만을 보게 되어 극에 대한 상상력적 요소가 급감하게 되고 그 무엇보다도 매번 달라지는 공연이 가진 아우라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5.     뮤지컬 레베카가 가진 엄청난 힘

뮤지컬 레베카는 책과 영화를 원형 컨텐츠로 두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히치콕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을 만큼 레베카의 스토리와 캐릭터는 매우 탄탄하다. 로맨스와 서스팬스가 적절히 조화된 이 작품은 작품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결코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이러한 부분을 통해 원형콘텐츠 발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작곡가로 이미 잘 알려진 실베스터 르베이가 작곡한 음악들은 뮤지컬 레베카에게 엄청난 힘을 실어준다. 반복적으로 나오는 강력한 뮤지컬 넘버들은 보는 이들에게 그 어느 대사보다도 강력하게 레베카를 뇌리에 심는다. 그리고 이러한 넘버들은 옥주현 등의 가창력과 연기력을 탁월하게 갖춘 배우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이 날 관객들은 스크린 상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이 끝나자 기립박수를 보냈다. 일반 뮤지컬 공연장에 비해 조는 사람도 거의 없다 할 정도였다이러한 야외 상영, 공연은 뮤지컬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재고 물론 관객의 편의성과 즐거움을 크게 높여줄 것이다. 큰 기대 없이 왔다가 많은 걸 느끼고 가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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