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성악 콩쿠르를 다녀오다





지난 10월 30일 화요일, 서울바로크챔버홀에서는 국립오페라단(Korea National Opera)이 주최하고 한국성악가협회가 함께한 ‘제11회 국립오페라단 성악 콩쿠르’ 본선이 열렸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미 아시듯 콩쿠르(concours)란 영화, 음악, 미술 등을 장려할 목적으로 그 기능의 우열을 가리기 위한 경연회를 말 합니다. 아마도 ‘쇼팽 국제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와 같은 세계적인 콩쿠르는 이미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비록 아직 역사는 짧지만 수준에 있어서는 그 못지않은 ‘국립오페라단 성악 콩쿠르’은 세계 오페라 무대를 꿈꾸는 미래의 주역을 발굴,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로 11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수상자에게는 2013년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아카데미’을 전 과정 장학생으로 수강 가능하며 국립오페라단에서 여는 공연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올 해 9월부터 참가접수를 받은 본 대회는 10월 24일 40여명의 참가자들이 치열한 예선전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본선진출의 선택받은 10인 만이 바로 10월 30일 본선에서 오페라 아리아2곡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예술의 전당 근처에 있는 서울바로크챔버홀에서 열린 이번 본선을 보기위해 저는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본선의 현장으로 달려왔습니다. 아담한 크기의 챔버홀은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가족들과 오페라에 관심이 많은 시민 분들로 채워졌습니다. 공연이 시작하기 전부터 공연장 안에는 참가자들은 물론 관객들의 고요한 긴장감이 챔버홀 가득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본선이 시작되는 한시 반이 되고 간단한 콩쿠르시작 멘트가 있은 후 멋진 양복을 입은 첫 번째 본선진출자 분께서 무대에 올라왔습니다. 육중한 체구와 강렬한 눈빛을 가지신 참가자는 긴장이 되는 듯 아리아를 부르기 전 크게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관중들 또한 그 떨림을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챔버홀은 아담하였고 조용하였습니다. 그리고 피아노의 반주와 함께 그 육중한 바리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절박하게 때로는 속삭이듯 말하였지만 그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바리톤의 아리아는 듣는 사람의 챔버홀 전체에 반향되어 끊임없이 튕겨지며 듣는 사람의 두개골을 울렸습니다. 그 때의 감동은 글을 쓰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 군요.





두 번째 참가자분은 여자 분이셨습니다. 소프라노의 높은 목소리와 함께 오페라의 여자주인공이 된 듯 한 애절한 눈빛은 보는 저 또한 사로잡힐 듯하였습니다. 이어 계속하여 참가자분들이 무대에 올라와 각자의 자질을 마음껏 뽐내었으며 저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아리아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비록 선택한 아리아 두 곡만을 부르는 방식이었지만 모든 참가자분들은 마치 진짜 공연 무대에 올라온 것 만큼 자신의 역할에 몰두하며 그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여지없이 뽐내었습니다.





콩쿠르를 보고 나오며 과연 누가 대상을 받을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나래멘토님으로부터 첫 번째로 아리아를 부르신 ‘최기돈’씨가 대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잠시 챔버홀을 가득채우던 그의 웅장한 목소리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아리아도 떠올려보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고 뛰어났지만 그 중에 상을 받은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음이 마음 한 켠으로 아련하였습니다. 비록 콩쿠르에서는 그 순위가 매겨지지만 그들의 열정과 몰입에서는 모든 사람이 승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비록 승자와 패자가 나눠지고는 하지만 삶의 목소리의 아름다움은 모두가 다 똑같지 아닐 까라고요. 아름다운 아리아가 하루 종일 귀에서 떠나지 않은 하루였습니다. 제 귓속의 도청 장치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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