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인용 텐트 이야기는 누가누가 날랐나

양치기 소년에게는 두 번의 거짓말 기회가 주어졌었다. 그리고 늑대가 나타났다는 세번 째 외침이 진실이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너그러웠었다. 그의 말을 두 번까지는 믿어주었다. 세번째에 진실이 되어 나타난 늑대는 양들을 물어뜯었다.






지금은 너무도 유명해진 '24인용 텐트' 이야기는 SLR이라는 사이트에 올린 어느 사람의 허풍과 같은 이야기에서 출발하였다. 그는 24인용 텐트를 혼자서 칠 수 있다고 글을 올렸고 사람들은 그의 발언에 꿀을 노리는 벌레들처럼 달라들었다(참고 : http://trendhot.tistory.com/64). 사람들은 그의 발언을 끊임없이 핥아대며 이 곳 저곳으로 그의 허풍을 날랐다. 그리고 사람들은 여기에 열광하며 '후원'이라는 명목 아래 '경품'을 걸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24인용 텐트를 2시간 안에 혼자 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 단정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이 것이 불가능한 일인 허풍인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이야기를 퍼트리고 퍼트렸다. 국방부에서도 트위터로 2시간 안에 24인용 텐트를 친다는 것은 어렵다고 이야기를 흘려보냈다. 자칭 군에서 한가닥 했다는 예비역들은 불가능하다에 자신들의 손모가지를 걸 듯 하였다.그리고 마침내 사람들은 사건의 주모자를 9월 8일에 전국민 앞에 불러내어 그의 말을 증명하도록 하였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장난 삼아 수 많은 후원품을 걸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저렴한 가격에 제품 홍보를 할 수 있는 기회다 생각하여 여기에 휘발유를 끼얹었다. 일반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씹고 또 씹었다. 사람들은 이 것을 '축제'라 불렀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고 할 만큼 그는 멋지게 24인용 텐트 설치에 성공해내었다. 그것도 30여분 가까이 시간을 단축하며 해내었다. 그는 순식간에 양치기 소년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변신되었다. 어제까지 그를 씹어대던 사람들도 그를 갑자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국민적 영웅으로 치켜세우기 시작했다.


과연 이것이 축제였을까? 만일 그가 텐트치기에 실패했었다면 어땠을까? 과연 그가 실패를 했었다면 그는 지금처럼 불가능에 도전한 영웅으로 기억되었을까?


이것은 축제가 아니였다. 이것은 마치 한 사람을 집단이 매장시키려 한 생매장에 가까웠다. 인터넷에 달린 글 하나로 사람들은 그를 현실세계로 불러내었다. 엄청나게 많은 SNS와 웹페이지가 생산되었고 수천만원에 가까운 돈이 몰려들었고 수만명의 사람들이 해머질을 하던 그를 지켜보았다. 그가 결국에는 성공을 했기에 축제에 가까운 분위기였지 만일 그가 실패를 했었더라면(그의 사진은 진작 인터넷에 공개되었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었을까?


양치기에게는 적어도 2번의 거짓말과 1번의 진실을 말 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참거짓의 유무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그저 어느 사건을 이슈화 시키고 부풀리는데 집중할 뿐이다. 그저 SNS는 퍼지고 퍼진다. 웹페이지들의 글들은 마치 부패방지 처리된 시신처럼 썩지 않고 수십년간 그대로 보존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한 한번의 클릭으로 타인이 짊어질 그리고 앞으로 짊어질 짐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그들은 스스로 한 마리의 늑대처럼 남을 할퀸다. 스스로를 진실의 늑대라 생각하며.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