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Shelter -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다.


Take Shelter -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다.

 

주인공 커티스는 평범한 미국 중산층 가정의 가장이다. 사랑하는 아내 사만사가 있으며 청력 장애를 겪고 있지만 너무도 귀여운 딸을 두었다. 비록 고된 공사현장에서 일하지만 딸 아이의 수술비를 위한 의료보험에 가입하고자 열심히 일하여 미국 중산층의 상징인 의료보험에도 가입하게 되었다. 마당이 딸린 괜찮은 집을 소유하고 있고 두 대의 차가 있으며 가끔은 여행도 할 수 있도록 두 부부는 착실히 돈을 모았고 무엇보다도 알콩달콩 세 사람은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던 그들의 가정에 태풍이 몰려온다. 커티스는 어느 순간부터 꿈속이든 현실이든 착란, 환상에 시달리게 된다. 태풍이 불고 누런 빗물이 떨어지고 누군가가 그를 죽이려 하거나 그의 딸을 납치 하려 한다. 개에게 물리는 꿈에 시달린 뒤에는 사랑스럽게 키우던 개를 우리에 가두고 결국에는 그의 형에게 주어버린다. 태풍이 오는 착란에 시달리는 그는 집 마당에 대피소Shelter를 만들기 시작한다. 대피소 만드는 일에 빠진 나머지 자신이 가진 직장의 일은 뒷전이고 심지어 회사 크레인을 이용하여 대피소를 만들다 회사에서 잘리게 된다. 무리하게 현금을 마련하여 대피소를 만드는 걸 알게 된 아내는 대노 하게 되고 간신히 얻어낸 의료보험을 잃을 수도 있게 되자 망연자실한다. 태풍같이 찾아온 그의 정신분열로 인해 이 중산층 가정의 삶은 혼돈에 빠져든다. 커티스는 나름 스스로의 치료하고자 책도 읽고 무료 정신상담소에 찾아가고 약도 복용하는 등 노력해보지만 그의 착란현상은 점차 심해진다.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었다.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남편의 기괴한 행동들에도 사만사는 최대한 남편을 이해하고 돕고자 한다. 포크레인으로 앞마당을 파헤쳐대며 대피소를 만드는 그의 행동을 염려하지만 그래도 그대로 내버려 두고 동네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그는 남편을 끌어 안는다. 사랑스러운 그의 딸 아이는 자신의 아빠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웃을 뿐이다. 이 미쳐버린 가장이 그래도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바로 가장으로서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다. 모든걸 들어 올렸다가 떨어트려버리는 저 무서운 폭풍의 한가운데에서도 가족이라는 그 무엇보다도 튼튼한 대피소가 그에게 있기에 그리고 지켜야 하기에 그는 착란의 막막함 속에서도 두 발을 지탱할 수 있었다. 영화의 마지막은 해석하기 나름인지라 언급할 필요는 없는 듯 하다. 다만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Shelter는 결국 가족이 아니겠는가.




ps.네덜란드 어느 극장에서 친구와 이 영화를 보았다. 아직 한국에는 개봉 안 한 영화인 듯 하다. 선댄스영화제에서도 좋은 평을 받은 영화이며 저예산 영화이지만 수준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보여준다. 기회되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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