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서원 자치회의를 돌아보며
- 일상
- 2013. 9. 20. 00:37
아산서원 자치회의를 돌아보며
아산서원 국내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자치회의를 진행했던 것이다. 각기 다른 개성과 의견을 가진 30명의 의견을 이끌어내고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는 과정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다음 날 있을 회의 때 무슨 안건을 제시할 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고민하는 그 자체가 즐거웠다.
자치회의는 간단한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 주에 있는 큼지막한 일들의 진행에 관한 사항, 서원 생활 중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 각자 맡은 역할 들에 대한 피드백, 오해가 있었던 부분 등 서원 생활 전반에 대해 다루었다. 해결점을 찾기 위해 끊임 없이 토론이 오가고 팽팽하게 부딪히는 의견들에 대해서는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서원생들 간에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있었지만 투표결과에 대해서는 깨끗이 승복하고 따르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자치회의 안건은 서원 및 학사 생활에 대해 우리 스스로 돌아보고 다시 한번 규율을 바로잡자는 것이었다. 당시 서원에 들어오던 초심에서 약간은 벗어나 생활 태도 및 규율이 다소 흔들리려는 부분이 있음을 모두가 인식하여 서원생들이 자발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재정립을 적극적으로 제안하였다. 규율을 바로 잡는 과정에서 초심, 책임감, 공동체에 대한 배려, 연구원님들의 인식 등 여러 고려해야 할 요소들에 대해 충분한 토의가 이루어졌고 결국에는 두 가지 안건으로 의견이 좁혀졌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투표를 통해 모두의 의견을 결정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진행된 토론이었지만 학생들 스스로 공동체 생활에서 규칙의 의의를 깊이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회의 진행과정을 묵묵히 지원해준 부대표들의 역할들을 칭찬하고 싶다. 또한 회의 과정에 참여한 모든 서원생들은 피곤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해 참여해 주었다. 자치회의는 우리에게 배움을 주는 또 하나의 수업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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