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 전] 애니메이션의 설계도 레이아웃




현대카드 11번째 컬쳐프로젝트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에 다녀왔다. 애니메이션에 대해 아는 게 그다지 없지만 스튜디오 지브리의 원령공주’,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가 기억에 남아 찾았다. 단순한 애니메이션 전시가 아니라 다카하타 이사오가 애니메이션 제작의 키포인트라 말한 그리고 평소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레이아웃에 관한 전시라는 점 또한 흥미를 끌었다.

 




레이아웃은 우리가 흔히 아는 원화와는 다르다. 백지 상태에서 그림만으로 완성되는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기획의도를 연출가가 명확히 끌고 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바로 레이아웃이다. 레이아웃을 보다 이해하기 쉽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 전체 제작과정 속에서의 레이아웃을 보는 것이 좋다.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은 크게 다음과 같다. 기획 각본 그림콘티 레이아웃 CG/작화/배경 촬영구성 편집 음향의 단계로 나눠진다. 그 중 레이아웃은 그림콘티(콘티가 잘 짜져야 이후에 편집으로 잘려나가는 부분이 적어진다)에서 정해진 큰 구도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화면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그림콘티가 영화 전체의 설계도라고 하면, 레이아웃은 각각의 장면에 대한 세부적인 설계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한 장의 레이아웃에는 배경, 인물의 동선과 관계, 카메라 워크의 유무나 그 속도, 촬영처리 등 컷으로 표현되는 모든 것이 그려지게 된다. 이러한 레이아웃 시스템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이다(전시 중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인터뷰 영상이 있는데 이 때 이사오 감독은 레이아웃의 도입이 순전한 자신의 공이 아닌 당시 레이아웃을 맡았던 미야자키 하야오 덕이 컸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후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주요한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즉 레이아웃이란 작품의 세부적인 설계도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보며 한 편의 애니메이션에 얼마나 많은 땀과 혼이 들어가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레이아웃을 통해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의 공정 과정을 마치 엿본 듯한 짜릿함을 느꼈다(레이아웃을 잘 살펴보면 그 들이 남겨 놓은 메모들을 통해 어떤 대화가 오고 갔을지 상상해 볼 수 있다). '벼랑위의 포뇨' 같은 경우에는 101분 짜리 에니메이션을 위해 17만장의 레이아웃을 직접 그렸다고 하니 한 편의 애니메이션은 마치 종이로 쌓아 올린 나무와도 같다고 생각했다.

 




이 전에 네덜란드 할렘의 어느 미술관에서 렘브란트의 작품 구상 스케치를 보고 연필을 쥐고 있는 그를 상상해 본 적이 있었다. 이번 스튜디오 지브리 전에서 또한 비슷한 상상을 해보았다.









밑의 영상은 이번 전시회 영상 광고.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