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와 샌드위치의 차이 - 햄버거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접근

대학내일에 기고된 글입니다. 네덜란드 안에서 햄버거와 샌드위치를 문화인류학적 측면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조사에 앞선 몇 가지 팩트


국가 및 도시: 네덜란드 로테르담

로테르담의 인구: 60만명(네덜란드에서 암스테르담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

로테르담에 소재한 맥도날드 지점 개수: 대략 10개의 지점

취재 매장: Blaak과 Stadhuis 사이에 있는 지점

이 매장 맥도날드 이용 인구 : 날씨에 따라 다름. 비오는 날에 더 많이 옴

이용 인구의 분류 : 학생, 근처 주민, 여행자

주변 환경 : Blaak역 부근에 위치한 이 매장은 번화가와 가까워 쇼핑을 나온 학생 및 성인들이 주 고객이다.

특징 : 샌드위치와 같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주된 점심이다.

인기메뉴와 가격 : 빅맥세트(네덜란드에서는 햄버거만 먹는 경우는 드물고 세트가 보편적이다)

빅맥 세트 가격 : 5.95유로(빅맥만 먹을 시에는 3.35유로) / 빅맥세트 가격이면 대학교 식당에서 가장 좋은 식사 한끼 가격이다

기타 특징 : 무슬림을 위한 fish burger vegetable burger가 있다. 흑인들의 경우는 고기가 들어간 빅맥과 같은 햄버거를 선호한다.

 



본인이 시킨 빅맥(small size)세트와 요즘 가장 잘나가는 음료인 애플 셰이크.

네덜란드에서 빅맥 세트의 2012년 5월 가격은 5.95유로로 한국 돈으로 약 9천원이다.




1~2유로로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햄버거의 종류들도 많다. 

무슬림을 위한 야채버거, 생선버거의 경우는 1유로 내지 2유로이다.




네덜란드 안에서의 햄버거와 샌드위치에 대한 문화 인류학적 접근


해외에 나와 생활하는 유학생에게 먹는 것은 참 중요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체감하는 문화적 차이의 단계는 바로 식습관의 차이일 것이다. 아마 네덜란드에서 조금만 지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곧바로 체감하게 되는 것은 더치Dutch(네덜란드 인)들에게는 점심식사=샌드위치라는 공식이다. 이 곳의 대학교에서는 각자 싸온 샌드위치를 벤치에 앉아 먹는 것이 보편적인 점심식사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점심식사로 햄버거를 싸오거나 빅맥을 싸온 친구를 본적이 없다. 무척이나 비슷한 두 음식임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는걸까? 샌드위치가 보편적인 식사인 네덜란드에서 과연 빅맥 햄버거도 모두에게 보편적인 점심일까?

 

이 조사를 위해 로테르담의 번화가인 블락Blaak과 시청(Stadhuis) 근처에 소재한 한 맥도날드 매장을 두 차례 방문 하였다. 번화가에 위치한 이 맥도날드 매장을 내가 처음 방문한 시각은 오후 한 시쯤으로 대략 점심시간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매장에는 수업을 막 마친 듯한 청소년들, 아기를 데리고 온 아주머니, 지팡이를 짚고 나오신 할머니,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 등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햄버거를 먹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내가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된 것은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의 피부색깔이 대부분은 검은 편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네덜란드에는 과거 식민 시대 이후 많은 아프리카 계열, 인도네시아 및 아랍 계열 사람들이 많이 유입이 되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네덜란드 시민권자 이므로 이들을 구분하고자 피부색깔을 부득이하게 기준의 잣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흑인이라는 용어가 인종차별적인 언어이지만 이미 네덜란드 국적을 가진 사람에게 아프리카계 혹은 이민자라고 부를 수는 없으니 말이다). 점심시간에 가까운 이 시간에 맥도날드 이용자의 대략 70% 이상은 흑인 혹은 아랍계 무슬림이였는데 로테르담에서 가장 높은 인구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백인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외의 모습이었다. 실제로 근처 샌드위치 가게나 캐밥가게를 보더라도 이 정도로 피부색깔이 확연히 갈리지는 않는 듯 했다. 심지어 종업원들의 구성원도 가게 주인 아저씨를 빼면 모두가 흑인 혹은 아랍계열의 무슬림이었다. 이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옆 테이블에서 친구들과 햄버거를 먹고 있는 펠시아Fellcia Richadson(식당 종업원, 20)과 그의 친구들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머나먼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그녀는 먼저 맥도날드를 자주 찾는 이유가 맛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녀는 일주일에도 서너 번 맥도날드를 찾을 정도로 햄버거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로는 다른 음식에 비해 저렴하고 맛있기 때문이란다. 더군다나 고등학교 만을 졸업한 그녀는 상당 기간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어서 맥도날드에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실제로도 점심, 저녁 식사 대용으로 이 곳 햄버거를 자주 먹는 다고 했다. 그녀와 함께 온 다른 세 친구는 영어로 인터뷰가 불가능하였는데 청소부도 영어를 할 줄 아는 나라라 불리는 네덜란드에서 이는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그렇다면 이 곳 종업원들은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먼저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사실 맥도날드 종업원이라는 직업 혹은 아르바이트는 네덜란드사람이 상당히 기피하는 일이다. 에라스무스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재학중인 신지영(Jiyoung Sin, 에라스무스 3학년)양에 따르면 어느 네덜란드 방송 중에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어느 학생이 일을 하러 가는 중에 코트로 자신의 점원 옷을 숨기고 가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시간당 8~9유로라는 보수에도(한국의 아르바이트와 비교해서는 꽤 괜찮은 보수)불구하고 네덜란드 대학생들은 대부분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것은 정말 할 일이 없을 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Giancarlo Alsalmani는 이 곳에서 일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그는 이전에 다른 식당에서도 일해 본 경험이 있는 그는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흑인인 그가 가질 수 있는 직장 중 가장 괜찮은 곳이 이 곳이라고 하였다. 한 달에 1500~2000유로(220만원~300만원)사이의 수입을 버는 그는 이 곳에서 고객관리, 주문 받기, 햄버거 만들기, 음식 품질관리 등을 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다른 종업원들보다 훨씬 밝아 보였다.

 

두 번째로 맥도날드를 찾은 것은 그로부터 며칠 뒤였다. 네덜란드인 친구인 M군(M(가명), History of Society석사과정)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그에게 맥도날드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햄버거를 좋아하지만 햄버거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네덜란드 사람들 사이에서 일반적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샌드위치가 영양적으로나 위생적으로 더 건강한 음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평균적으로 더 높은 소득 수준을 가진 백인들이 다른 인종에 비해 좀 더 이러한 부분에 관심이 많고 그래서 샌드위치를 좀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하였다. 또한 흑인들이 샌드위치보다는 햄버거를 선호하는 이유는 햄버거가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수단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우리나라에서도 노숙자분들이 가장 즐겨 먹는 점심이 롯데리아 점심세트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평균적으로 간단한 식사 한끼가 10유로 가까이 하는 이 곳에서 5유로 정도 하는 햄버거 세트는 상대적으로 다른 음식들에 비해 저렴하였다. 또한 무슬림들을 위한 야채 버거, 생선 버거가 있는데 이 햄버거들은 1~2유로 정도의 가격으로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저녁 8시가 넘는 시간이 되자 이 곳 매장은 힙합풍의 흑인과 아랍 사람으로 가득하였다. 이 곳의 빅맥 세트는 맛도 가격도 한국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인종을 가르는 샌드위치와 햄버거라는 다소 애매한 기준이 있을 뿐이었다.





취재의 대상이 되었던 맥도날드 지점의 전경




점심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다. 하지만 본인이 방문하였을 때 고객의 대부분은 아랍 혹은 아프리카계통의 사람들이었다.



직접 인터뷰를 해보는게 보다 많은 자료를 얻는 방법이었다.



네덜란드의 맥도날드의 종업원은 경험상 대부분이 아랍 혹은 아프리카 계통이다.





맥도날드 매장 인테리어의 모습은 세계 어디를 가나 비슷한 듯 하다. 다만 그 매장을 누가 이용하는가의 차이는 조금씩 있는 듯 하다.



안정기 리포터 yogathum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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