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sterdam의 밤 - 운하,안나프랑크,거리의 악사 그리고 Occupier

Schokland를 여행하고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친구와 저녁을 어디서 먹을지를 궁리하고 있었다. 아침에 올 때는 Kampen으로 왔기에 돌아가는 길은 왔던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가고자 약간 멀더라도 Emmeloord를 선택했었다.
"정기. 어디서 밥 먹을까?
"항상 그렇듯 난 어디든지 좋아요"
"Emmeloord에서 먹을 수도 있고 아님 30분 만 참고 기차로 Amsterdam가서 먹을 수도 있어"
"난 어디서 먹든 상관 없어요. 어차피 네덜란드는 모든 곳이 내게 새로운 곳 이거든요"
"정기,Amsterdam도 새로운 곳이라구?"
"Amsterdam을 안 봤다니. 그럼 Amsterdam가서 먹자"

나는 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Amsterdam을 여행하게 되었다. 이미 해가진 기차역 바깥은 컴컴하여 불빛만이 보이고 있었지만. 이 글을 쓰면서 기억나는게 한가지  있는데 기차 안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던 어느 부인이다. 부인께서 뜨게질 하는 모습은 참 우아하고 단아하게 보였는데 아마 남편이나 아이들을 위해 뜨게질 하고 있는 듯 보였다. 가족들을 위해 기차 안에서도 졸지 않고 뜨게질을 하시는 부인의 모습이 참 단아하고 차분해 보였다.



Amsterdam역은 전통이 있는 역station 답게 고풍스러움이 가득했다. 역 바깥으로 나와서는 Amsterdam의 활기참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광장 가득한 사람들, 사진 찍는 관광객들,종소리와 함께 달리는 tram들, 달리는 자전거들, 거리의 악사들. 사진을 찍을 겨를 없이 그 정취를 흠뻑 느꼈다. 아마도 금요일 저녁인지라 사람들 모두가 들 뜻 듯 했다.


길거리를 따라 쭉 이어진 기념품 가게, 음식점, 찻집, 커피숍(마리화나도 파는), Football Club, SexMuseum, Vodka Museum 등등 거리는 사람과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장소들의 불빛으로 화려하고 현란했다. 친구와 우리는 역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백화점 5층의 식당에서 Salmon과 Potato를 먹었다. 비교적 괜찮은 가격에 맛있는 음식이라 친구도 나도 만족 했다. 다만 하루종일 걸었던거에 비하면 음식 양이 좀 적어 배가 고프긴 했지만^^;;



요즘 네덜란드는 신터클러스 데이가 한참이다. 어딜가나 신터클라스와 함께 검은 피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암스테르담은 운하의 도시 답게 운하가 정말 많았다. 걷다보면 운하가 나오고 눈을 돌리면 운하가 나왔다. 과거에는 운하였던 길을 걷고 있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시계를 보더니 보여줄데가 있다면서 Westerkerk(kerk는 church의 네덜란드어다) 뒤 골목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정기, 이 건물이 무엇이게"
"잘 모르겠어요"
"Anne Frank House야. 안네의 일기 읽어본적 있니?" 
"당연히 읽었죠.초등학생 때 읽었어요"
"오호 놀랍군. 그럼 잠시만 기다려봐"

친구의 말이 끝나고 9시가 되자 Westerkerk의 종이 울렸다.  종소리는 맑고 청아했다.
'딩동댕동딩동댕동'
 "정기, 안네의 일기를 보면 이 집에 숨어 있던 안네가 밤에 이 종소리를 들으며 상념에 잠기는 부분이 있어. 우리는 60여년전 Anne가 들었던 종소리를 듣고 있는거야"
"하하, 친구 너무 고마워요"

 예민하였을 사춘기 소녀 Anne는 이 종소리를 들으며 갇혀 지내야 만 하는 상황에 대해 많이 좌절하고 슬퍼했을 것이다. 그래도 Westerkerk의 종소리가 그녀의 울적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었기를 바랬다. 극한의 전쟁 속에서도 소녀의 감수성은 여리고도 아름다웠다.


거리의 악사들. 친구는 이들이 동유럽에서 온 집시들일 거라고 했다. 버스정류장에서 이들은 시끌벅쩍 자기들만의 공연을 하고 있었다.

네덜란드 왕실을 지나며 찍은 골목길 사진. 높이 솟은 보름달이 Amsterdam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보름달 덕인지 각종 불빛 들 때문인지 이 날 Amsterdam의 밤은 빛으로 가득했다.



네덜란드 금융 중심지 Beurs 앞을 점령한 Occupier들. 이곳 말고도 Utrecht를 비롯한 몇몇 도시의 금융가 앞을 점령하였다고 한다. 이 날 날이 몹시 추웠는데도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들의 신념을 내걸고 세상을 향해 자신들의 주장을 내뱉고 있었다.


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Occupier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근대적 금융의 탄생지라고 할 수가 있다. 탄탄한 신용의 상인들이 기반이 되었던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채권, 환전 등의 개념이 탄생했다. 지금의 Wallstreet도 과거 New Amsterdam의 기반 위에 새워진 금융 중심지이다.




모노폴리 게임판도 있다. 금융인들의 금융잔치를 풍자하는 듯 하다.

나름 자신들의 information Desk까지 갖추고 있다.

Occupier로 입구가 점령된 건물.


거리를 구경하고 우리는 돌아가기 위해 Amsterdam역으로 다시 향했다. 기차역2층에서 우리는 1st Class란 고풍스러운 찻집에서 차와 함께 맛있는 초코케익을 먹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나는 친구i에게 열심히 한국 정치와 요즘 불고 있는 안철수현상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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