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그리고 쇼핑




 매년 9월 첫째 월요일은 미국의 Labor Day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매월 5 1일을 근로자의 날이라 하여 노동자의 휴일로 정하여 유급휴가로 인정하고 있다. 본디 미국도 5 1일을 May Day로 지정하였었으나 5 1일이 사회주의의 냄새를 풍긴다 하여 지금의 날짜로 노동절을 정하였다고 한다. 미국의 Labor Day는 언제나 월요일이기에 토, , 3일을 연속으로 쉬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 기간 동안 여행도 가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각종 행사와 세일 행사도 열린다.

 

 노동절을 이용하여 Wheaton에 있는 어느 커다란 쇼핑몰을 다녀왔다. , 신발, 전자기기부터 먹을 것까지 없는 것이 하나 없는 커다란 쇼핑센터였다. 공휴일이라 Costco가 문을 닫았기에 망정이지 쇼핑몰을 구경하는데 수시간이 걸릴 정도로 컸다. 많은 브랜드들이 40%까지 세일을 하고 있었는데 열심히 일한 당신 오늘은 질러라!’는 의도로 세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곳에 있는 상당수의 브랜드들은 대부분 한국에도 들어와 있는 것들이라 익숙한 것들이 많았다. 아직 한국에 없는 브랜드 중 Chipotle이라는 멕시칸 테이크 아웃 음식점이 있는데 미국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굉장히 좋다.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멕시칸 테이크 아웃 체인점을 내도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H&M, Levis, Guess 등 대부분의 옷 브랜드들은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것들이었는데 한국과 비교하면 가격이 비교적 쌌다. 상대적으로 싸다 보니 괜히 한 두 개 뭔가 사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무튼, 많은 사람들이 이 매장 저 매장을 다니며 이것저것 사는 모습은 한국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이 브랜드 저 브랜드를 기웃기웃 아이쇼핑만 하던 중 며칠간 미국에서 생각해오던 것에 대한 조금의 확신을 더 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미국 사람들은 비교적 남의 눈치를 덜 본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아울렛 할인 코너에 가면 주로 아주머니들만이 있고 젊은 사람이나 남성은 찾기 힘든 반면 이 곳의 할인 코너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저렴한 상품이 필요한 사람들이 전혀 위축되거나 서두르는 법 없이 느긋이 쇼핑을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흔히 자신의 소득에 비해 좋은 옷, 좋은 차를 사야만 체면을 지키고 눈치를 덜 보게 된다고 한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한국에 비해 미국에는 덜 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은 그저 내 착각일까.

 돈이 있는 사람은 돈이 있는 대로 돈이 없는 사람은 돈이 없는 대로 자신의 분수에 맞는 구매를 하고 이에 대해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자본주의가 좋은 자본주의가 아닐까. 내가 산 제품이 남 보다 얼마나 비싼지 저렴한지를 비교하며 만족하거나 불만족하기보다는 이 제품이 내게 진짜로 필요한 건지, 내 소득 수준에 맞는지를 생각하는 문화가 형성된 자본주의야 말로 건전한 정신이 살아있는 자본주의가 아닐까. 이런 점에서 나는 눈치를 덜 보는 미국인의 구매 태도야 말로 미국 자본주의가 가진 성숙한 부분이라 생각했다. 정당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즐기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가 아닐까.

 

고린도후서 9:6 이것이 곧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하는 말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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