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Het ConcertGebouw)에서 열린 Ralfal과 Kammerphilharmonie 공연

블로그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친구가 최근 블로그 운영에 있어서 후원자가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나로서는 가까운 네덜란드 친구가 나의 네덜란드 문화생활 후원자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오늘도 그 친구의 도움으로 너무도 좋은 공연을 부담없이 보고 올 수 있었다.



네덜란드 문화의 중심지인 암스테르담(Amsterdam)에서도 반고흐 뮤지엄, 네덜란드 국립박물관(Rijks museum)등 주요 문화 관광지가 몰려있는 뮤지엄플레인(Museum Plein)근처에 위치한 콘세르트허바우(Het ConcertGebouw)에 공연을 보러 다녀왔다. 콘체르트에 가는 방법은 암스테르담 중앙역(Amsterdam Central Station)에서 내려서 트램을 타고 가면 되는데 내가 추천하는 코스는 중앙역 바로 앞에서 2번 트램을 타고 Vondel Park 근처에서 내려서 공원을 가로질러 10분 정도 걸어가는 것이다. Vondel Park는 과거 네덜란드 히피들의 상징적 장소와도 같은 곳이었는데 여름에는 이 곳이 마리화나 냄새로 가득찬다고 한다. 하지만 평소에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호수가 흐르는 공원이다.




콘세르트허바우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의 근거지 이다. 하이딩크, 요훔, 콘드라신, 리카르도 샤이 등 세계적으로 내노라 하는 지휘자들을 배출해낸 올해로 창립 124년을 맞이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올해 2012년 2월에 한국 내한 공연을 하기도 했었다(참고로 아시아 투어 때 정명훈이 지휘를 하였었다). 참고로 로얄 콘체르트헤보우는 2008년에 영국의 그라모폰이 주관한 음악평론가들의 선정에서  베를린 필하모니, 빈필하모니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손 꼽히기도 하였다. 이러한 오케스트라의 본거지 답게 네덜란드에서 음향 시설이 가장 잘 되어 있는 콘서트홀로 손 꼽히는 이 곳은 몇년 전 개보수를 마친 상태여서 외관이나 내관 모두 깔끔하니 최상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참고로 콘세르트허바우는 '연주회 건물'이란 무척 단순한 뜻이다). 헤이그(Den Haag)에 있는 안톤 필립잘(Dr. Anton Philipszaal)이 현대적 내,외관을 보여주고 있다면 이곳은 고전적인 내, 외부양식을 고수하고 있었다. 





이 날 내가 본 공연은 폴란드의 떠오르는 신예 피아니스트 Rafal Blechacz(1985년 생)와 독일 브레멘(Bremen)에서 온 Die Deutsche Kammerphilharmonie Bremen(이 오케스트라가 창립된 연도는 1980년이다.)가 함께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이었다. 내게는 낯선 피아니스트와 오케스트라였지만 이 웅장한 콘서트홀(연주는 Grote Zaal에서 열렸다) 안에서 그들이 어떤 연주를 그들이 펼쳐낼지 무척 궁금하였다.


이 날 연주된 곡은

C.Ph.E. Bach - Vierde sinfonia in G, Wq. 183/4

Beethoven - Derde pianoconcert in c, op. 37

J. Haydn - Ouverture ‘Armida’

Schubert - Vijfde symfonie in Bes, D485

이었다. 이 중 두 번 째 베토밴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의 경우에만 라팔이 함께 피아노 연주를 하였었다.




Rafal Blechacz의 사진


Die Deutsche Kammerphilharmonie Bremen 지휘자 사진



첫 번째로 연주된 바흐의 곡은 무슨 곡인지 잘 몰랐지만 두 눈을 감고 지긋이 감상을 하였다. 악기 하나하나가 연주되는 소리와 그 연주음이 합쳐져 만들어 뿜어내는 거대한 화음을 번갈아 가며 느껴보고자 했다.


두번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낭만적인 선율과 정열이 가득한 연주 부분들이 인상적이었다. 이 협주곡에서 Rafal은 자신의 실력을 여과없이 뿜어내는 듯 하였다. 그를 보니 한국의 임동혁씨가 떠오르기도 하였다(쇼팽 콩쿠르에서 두 사람 다 입상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라팔은 연주가 끝난 후 앵콜 곡으로 쇼팽의 마주르카를 잠시 연주 했었다. 그리고 우뢰와 같은 박수 속에 그는 퇴장하였다.


그리고 잠시의 인터미션(intermission). 보통 네덜란드에서는 이러한 콘서트의 인터미션 중에는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는 듯 하다. 커피, 와인, 맥주, 주스, 생수 등 취향에 맞게 골라 마실 수 있다.


나는 친구와 음료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친구는 연주 중간에 잠시 졸면서 세계 여러 곳을 다녀 오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하이든과 슈베르트의 곡을 들으며 나는 문화와 예술이 주는 기쁨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았었다. 예술은 장르를 불문하고 우리 인간의 삶에 있어서 피로와 고민에서 벗어나 잠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세계와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친구는 내게 근대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 한동안 이야기 해주었었다. 그리고는 내게 NRC 신문의 한 구절을 보여주며 내게 이런 질문을 불쑥 했었다. "문학이 인류에게 이로움을 준다고 생각해?"

음악 공연을 듣고 집에 돌아가면서 문학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 여정의 마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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